거북목+척추디스크+손저림의 3단 콤보
by 숲고양이 이글루스 피플
카테고리
산적두목 닮은, 후덕한 길고양이
'폐가를 지키는 길고양이' 사진을 찍으면서 만난 고양이 얼굴이 어쩐지 눈에 익어 하드디스크를 뒤져보니 

1년 전 이맘때 이곳에서 찍은 산적두목냥이었네요.

볼살이 후덕하게 붙은 모습, 가장자리가 조금 너덜너덜하게 찢긴 귀의 인상이

여느 길고양이와 다르게
산적두목처럼 보여서 기억에 남았거든요.

처음 만난 그때는 지붕 위에 올라가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지요.


"내가 둥글둥글해보이지만 그리 만만한 고양이가 아니야" 하고 눈을 부릅뜬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보살 같은 인자한 눈빛으로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는 보살고양이가 되기도 합니다.



해가 바뀌고 같은 계절이 돌아왔어도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남아준 산적두목냥입니다.


자기는 정면보다 옆얼굴이 잘 나온다며 얼굴 방향도 살짝 바꿔주던 모습도 남아있어요.


지붕과 빈집을 옮겨다니며 여러 계절을 견딘 길고양이에게
살아줘서 고맙다고,  힘내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내년 가을에도 지붕 위에서 후덕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산적두목냥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양이 좋아하세요? 이 블로그를 구독+해 보세요=(^ㅅ^)=





이글루스 가든 - 길고양이 동맹
by 숲고양이 | 2009/11/01 12:02 | 길고양이 | 트랙백 | 덧글(6)
가을을 맞이하는 길고양이의 자세
고양이는 가능한 한 높은 곳을 찾아 올라갑니다. 도심 하늘에서 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맹금류가

활개를 칠 리 없기에, 고양이가 안심할 수 있는 쉼터는 인간이 따라오지 못하는 높은 담벼락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시선을 피해 멀리 달아나도, 계절의 손에서 달아날 수는 없습니다.

먼 산 가득 흐드러졌던 단풍이 찬바람에 하나둘 떨어지는 가을이 오면

길고양이의 마음도 초조해질 것만 같습니다.    


탐스럽게 익은 감나무 아래, 허물어져가는 담벼락에 오른 길고양이가 주변을 경계하며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인기척을 느끼고 엉거주춤, 하던 일을 멈춥니다. 짧은 시간 길고양이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갑니다.

도망갈까, 말까. 일단 눈앞의 먹을 것은 먹고 가야지. 고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개의 길고양이들이 그런 것처럼, 이 녀석도 분홍색 코끝이 까지고 딱지가 붙었습니다.


혓바닥을 내밀어 메롱~도 해봅니다.

길고양이가 고민하는 눈치일 때는,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한동안 가만히 있습니다.

'나는 투명인간이다, 투명인간' 하고 길고양이에게 암시를 겁니다.



누군가는 아파트에 살고, 누군가는 빌라에 살고, 누군가는 슬레이트 지붕 아래 살아가지만,

길고양이에게는 그나마 비바람을 막아줄 지붕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지붕, 하늘 지붕에 기대 살아가는 게 길고양이의 삶입니다.



눈앞의 인간이 별다른 해를 끼칠 것 같지 않았는지, 그대로 단잠에 빠져듭니다.

아직까지는 푸르른 배춧잎이 노랗게 시들어갈 무렵이 되면

한때 따스했던 공기도 싸늘한 회색 바람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이 자신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든지 상관없이, 길고양이는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에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고, 계절이 가져오는 변화를 묵묵히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 -고양이 좋아하세요? 이 블로그를 구독+해 보세요=(^ㅅ^)=



이글루스 가든 - 길고양이 동맹
by 숲고양이 | 2009/10/30 10:00 | 트랙백 | 덧글(1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이글루 파인더
메모장

깊고깊은 바닷속에
고양이가 누워있네
고양이뼈 산호되고
고양이눈 진주됐네

skin by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