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마을 도코나메에서 만난 산책냥



나고야 추부공항에서 가까운 도자기 마을 도코나메. 이곳은 복을 불러다준다는 복고양이 인형 '마네키네코'의 산지로도 유명합니다. '마네키네코의 길'까지 조성되어 있을 정도랍니다. 복고양이로 유명한 도코나메의 도자기 산책로를 찾아가봅니다. 마네키네코의 길은 워낙 다양한 복고양이 작품이 많은지라 다음 글에 별도로 소개하기로 하고, 일단 골목골목 돌아보기로 합니다. 

도자기 산책로의 벽은 도기들로 장식되거나, 혹은 작가들의 도예작품으로 장식되어 있기도 하지만, 이렇게 어린아이들의 작품을 모아 색다른 이미지로 완성된 도자벽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묘사한 고양이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사진을 찍어 보았는데요. 고양이 가족의 앙증맞은 모습을 부조로 표현해 두었네요. 단순한 선과 면만으로 고양이를 잘 표현한 것이 귀엽습니다. 

 

도자기 산책로를 한가롭게 걷고 있을 때, 저 멀리 회색고양이 한 마리가 보입니다. 길고양이일까 집고양이일까, 두근거리는 마음에 고양이의 행동을 지켜봅니다. 혹시나 먼저 달아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고양이는 오히려 이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옵니다. 목에 방울과 하트 모양의 이름표가 달린 걸 보니 집에서 키우는 외출고양이가 잠시 산책을 나온 모양입니다.

 

고양이를 만나면 고양이의 시점으로 사진을 찍어보려 합니다. 상대방 고양이가 쉽게 달아날 분위기가 아니라면 저도 몸을 낮추고 땅바닥에 앉아 사진을 찍는데요. 이 녀석, 제가 마음에 들었는지 뚜벅뚜벅 다가와서는 제 등산화에 머리를 기대고 부비부비 냄새를 묻힙니다. 젖이 불어있는 걸로 보아 젖먹이 새끼를 아직 키우고 있는 엄마 고양이인가 봅니다. 육아에 지쳐 잠시 마실 나온 걸까요. 아마도 근처에 귀여운 새끼고양이들이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에게나 곁을 주는 건 아니어서, 뚜벅뚜벅 걸어오는 아저씨를 보면 슬쩍 자리를 피합니다.

그러면서도 고양이 특유의 호기심은 어쩔 수 없어서 한번쯤 돌아보네요.

 

 

저를 마주보며 하늘로 한껏 치켜올린 꼬리가 기분 좋은 마음을 보여주네요. 뚜벅뚜벅, 거침없이 걸어와 애정을 표현하곤 다시 새끼들을 돌보러 어딘가에 있을 집을 향해 걸어가는 회색 고양이. 한눈팔기도 잠깐으로 그쳐야 하겠지요. 엄마젖을 찾으며 기다리는 새끼고양이들이 있을 테니까요.

 

엄마고양이와 작별하고 다시 골목 산책을 이어갑니다. 도자기 산책로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도예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고양이 버스가 눈길을 끌었네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그런 폭신폭신 고양이 버스는 아니지만, 어쩐지 순박한 얼굴의 고양이 버스에 훌쩍 올라타고 싶어집니다.

도자기 산책로를 걷는 이들은 저와 같은 관광객 말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북적이지는 않아 더더욱 좋은 도코나메, 나고야에 들르는 길이라면 한번쯤 함께 돌아보아도 좋은 곳입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우연히 산책하는 고양이와 만나는 행운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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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밤비마뫄 2013/04/23 14:04 #

    아메숏이군요. 저렇게 맘놓고 주인없이도 산책을 다닐수 있다니...
    일본은 정말 고양이들이 살기 좋은 곳인가 봐요.
  • 뽀도르 2013/04/24 09:29 #

    예전의 일본영화, "구구는 고양이다"의 주인공도 아메숏인 듯했는데, 일본에서 많이 키우나 보네요. 집고양이가 안심하고 돌아다니는 모습 부럽네요.
  • 밤비마뫄 2013/04/24 12:39 #

    몇년전 일본에서 제일 인기있는 품종이 아메숏이었다고 들었어요.
  • 고경원 2013/04/25 01:00 #

    산책고양이가 많기는 한데요, 마냥 안심하고 다녀도 괜찮은가 하면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해요. 여행하면서 도코나메 경찰서에서 제작한
    '고양이 사육의 4대 원칙'이라는 전단지를 봤는데 '실내사육'을 가장 중요시하더군요. 아무래도 바깥생활 중에 여러 가지 돌발상황이나
    미아발생이 있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 애쉬 2013/04/23 14:28 #

    오 저 닝겐은 한국산이다!!

    이러면서 온걸까요? 아니면 10년치 야옹이들의 부비부비 냄새는 옅어지지 않아 바다 건너에서도 통하는걸까요? ㅎㅎㅎ 사진으론 볼 수 없지만 애들과 엄마 모두 건강하시길^^
  • 고경원 2013/04/25 01:02 #

    회색고양이를 따라가서 아기냥들 인사도 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또 마냥 고양이하고만 시간을 보낼 수도 없으니...
    인사하고 돌아나오는 발걸음이 많이 아쉬웠네요~
  • 나막울었어 2013/04/25 13:01 #

    아..... 저도 고양이를 볼때 몸을 낮추는것이 너무 좋아요..눈높이를 맞추는것.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든요.^^ 올만에 와서 힐링하고갑니다.
  • 고경원 2013/04/26 09:18 #

    고양이 여행을 하다가 낯선 곳에서 고양이의 환대를 받을 때면 피로가 싹 풀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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