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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못생긴 길고양이 이야기
길고양이인데도 몸단장을 잘하고 건강 상태가 좋은 녀석이 있는가하면, 노숙 생활의 고단함을 보여주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고양이를 흔히 '못생긴 고양이'라 부르지만, 이 녀석들도 영양 섭취가 좋고

삶에 여유가 있으면 그렇게 힘겨워 보이지는 않았겠지요. 사람의 인상에 그의 삶이 그대로 스며 있는 것처럼, 

길고양이를 보면 그가 살아왔을 몇 년의 고단한 삶이 비쳐, 마음이 아릿합니다.

 
어느 나른한 오후, 컵소주 한잔 드시고 길가에 쓰러진 아저씨처럼 아무렇게나 몸을 부리고 누워 있습니다.



제대로 먹지 못해서 그런지 볼이 쑥 들어갔습니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고양이는 몸단장도

깨끗이 하지 못합니다.
눈곱 낀 눈두덩은 부어 있고, 귀에도 거뭇거뭇한 귀진드기가 그득합니다.

그러나 기운이 없어 보여도 어딘가로 잽싸게 자리를 옮길 때의 고양이는 민첩합니다.


안전거리를 확보하자, 우연히 만난 친구와 입술을 부비며 인사를 하는 여유도 보여줍니다.


제가 슬며시 뒤를 따라오자  흠칫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눈이 부어서 크게 뜨지 못하는 줄 알았는데, 아까는 

귀찮아서 실눈을 떴던 것 같네요.
은신처에서는 마음이 놓이는지, 처음 마주쳤을 때보다 안정된 모습입니다.


경계한 것도 잠시, 나뭇가지에 입술을 부빕니다. 영역 표시를 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어딘가에서 길고양이를 본다면, 한때 그 고양이에게도 어리고 예쁘던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해 주세요.

길 위에서 겪었던 고된 삶이, 지치고 힘든 길고양이를 만들었을 테니까요. 
 

인간은 고양이가 마땅찮은 듯 흘겨보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길고양이는

자신보다 훨씬 더 크고 무서운 인간을 두려워하며 달아날 곳을 살피는 건지도 모른답니다.





이글루스 가든 - 길고양이 동맹
by 숲고양이 | 2009/09/23 10:00 | 길고양이 | 트랙백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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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t 2009/09/23 10:08
마음 애잔한 글이네요. 꿋꿋이 버티는 에너지가 아름답다고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0:41
저도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들을 꾸준히 응원할게요^^
Commented by skibbie at 2009/09/23 10:09
볼이 저렇게 쏙 들어간 냥이 처음 보네요.
멀리서나마 힘내라고 기를 쏘아 보내주어야겠어요.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0:42
많이 말랐죠.. 친구들은 그나마 통통한 편인데 아무래도 좀 경쟁에서 밀리나 봐요.
Commented by 나막울었어 at 2009/09/23 10:17
꼬질꼬질한 녀석들 보면 맘이 아파요. 이쁜녀석. 사랑받아야할 녀석인데 말이죠.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0:43
집고양이가 매일 몸단장하는 것을 생각하면, 꼬질한 고양이들은 얼마나 고단할까 마음이 아픕니다.
Commented at 2009/09/23 10: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0:48
확인해보니 제가 외출한 사이 어머니께서 받으셨다고 하네요. 그렇지 않아도 연락드리려던 참인데, 감사합니다.
고양이용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조만간 먹여보고 사용기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스밀라가
잘 받아먹고 건강해졌음 좋겠어요.

Commented by 찰카기 at 2009/09/23 12:47
누구에게나 이쁘고 멋진 날들이 있듯이.
고양이들도 그런 날들이 있었고
언제나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죠.
에효. 맘이 짠하네요.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9:19
저 고양이도 엄마 품에 안겨 행복했을 시절이 있었을 텐데, 이제 길고양이로 홀로 살아가는 게 쉽지만은 않겠죠.
Commented by 쯔유히메 at 2009/09/23 13:20
슬프네요. 이런 애기들 때문에 가방에 항상 사료를 담아서 다닙니다 ㅠㅠ;;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9:19
저도 스밀라가 먹지 않게 된 일반 사료들이 생겨서, 봉투에 나눠들고 골목에 놓아주곤 해요.
Commented by Wish at 2009/09/23 13:59
고양이는 그저 귀여울뿐/ㅅ/

근데 저 고양이는 왠지 저희 가게 뒷편으로 와서 복어 먹고 가는 고양이를 닮았네요...

그리고 제가 유일하게 등을 쓰다듬을 수 있는 고양이/ㅅ/!!!

...어제 쓰다듬다 손가락 물렸어요;ㅅ;

ps. 저희 가게 근처에 애견집이 있는데 거기에 있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어요

아아 귀여워/ㅅ/!!!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9:20
복어 먹고가는 고양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막 그 장면이 상상이 되면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Commented by 가젤 at 2009/09/23 14:41
아저씨 포쓰의 꼬질이 고양이님..
언제나 위풍당당한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세상 모든 고양이들에게 피쓰- =)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9:20
아저씨 맞기는 맞아요. 아직 떼지 않은 땅콩이;; 저도 고양이들의 평안을 빌어요.
Commented by Tag at 2009/09/23 14:58
슬프네요.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9:21
그래도 마지막 눈매에는 의연함이 있지요. 부릅!
Commented by 예다 at 2009/09/23 16:04
아이의 눈빛에 맘이 아프네요.
저희 동네에도 꼬질하게 하고 다니는 젖소아이가 있는데, 그래도 그런 모습이라해도 꾸준히 얼굴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생각해요.
저 아이도 오래오래 살길 바래봅니다.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9:21
길고양이로 산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이미 한번 태어난 삶, 남은 시간이 아프지 않기를 바랍니다.
Commented by ALICE at 2009/09/23 16:29
이궁..안타깝네요..요즘 밀키가 안 먹는 간식 갖고 다니면서 냥님들 만나면 주려고 하는데, 그거 갖고 다닌 이후로 한 번도 못 만났어요;;
Commented by 숲고양이 at 2009/09/23 19:22
갖고 다니시다가 우연히 만나게 될 수도...아님 골목에라도 뿌려주심 한밤중에 냅다 물고갈 거예요.
Commented by 니코 at 2009/11/21 09:00
따라와준다면 데려오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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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깊은 바닷속에
고양이가 누워있네
고양이뼈 산호되고
고양이눈 진주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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