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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고양이 이글루스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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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마리 길고양이 '가족사진' 촬영후기
해묵은 사진폴더를 정리하다가, 7마리 길고양이의 가족사진 촬영 과정을 기록한 폴더가 눈에 띄어 올려봅니다.

제 사진 중에 가장 많은 고양이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동그랗게 모여앉아 집중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사랑스러워서 오래 기억에 남았던 사진입니다. 저 아래 단체사진은 한번 본 분도 계실 듯...

이번에는 후일담 중심으로 소개할까 합니다.


처음 길고양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할 때는 마음에 드는 사진을 1장 정도 골라서 올렸던 터라,

그 사진이 나오기까지 뒷이야기를 담은 사진들은 폴더 안에 그대로 방치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서 촬영된 'B급 사진'들이 없었다면, 길고양이를 만나러 다닌 과정을

둔한 머리로 일일이 기억할 수 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사진들이 새삼 소중해지네요.
처음엔 단체사진을 찍을 계획은 없었고, 평소대로 밥을 주고 같이 놀다가 돌아올 생각이었습니다.

밥그릇으로 삼을 만한 나무 그루터기가 있어서, 흙먼지를 대강 털고 2인분 정도 되는 사료를 놓아주었습니다.

한 군데만 놓아두면 고양이가 몰려서 다툴 염려가 있어, 밥을 줄 때는 몇 군데로 나눠줘야 불만이 없더군요.

보통 한번 가면 두세 마리를 만나는데 이날은 어쩐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먹을 거다, 먹을 거!" 숲속에서 스삭스삭 소리가 나더니, 고등어냥 한 마리가 빛의 속도로 달려옵니다.

환풍기 아래로는 소심한 노랑둥이 아깽이가 슬그머니 고개를 내밉니다.

결국 이날 만난 고양이는 총 7마리. 모두가 피로 맺어진 인연은 아니지만, 서로 의지하는 유사가족이지요.

이중 카오스냥 두 마리는 '부비'라는 카오스냥이가 낳은 형제인데, 뒷줄에서 밥먹는 녀석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길고양이들이 언제 가족사진을 찍어보겠나 싶어서 열심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혼자만의 착각인지 모르지만

저를 위해 포즈를 취해주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빤히 바라보고 있더군요.

물론 그 와중에도 식사에 여념이 없는 비협조적인 고양이가 있었습니다만^^

"이제 대충 다 찍었냐? 그럼 우리 딴짓해도 되지?" 슬슬 대열이 흩어지고 파장 분위기입니다.

사진 속 고양이들 중에서 지금까지도 살고 있는 고양이는 대장격인 맨 앞줄의 카오스무늬 고양이랑

맨 뒤의 겁쟁이 노랑둥이, 빛의 속도로 뛰어오던 고등어냥 뿐이네요.

이젠 밀크티와 까칠한 회색냥, 소심한 딱지냥 등 새로운 얼굴이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습니다.

가족사진을 보다보면, 길고양이 사회의 생명순환 주기가 얼마나 짧은지 새삼 느껴져 마음이 아릿해집니다.

나머지 살아남은 고양이들도 오래오래 볼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by 고경원 | 2009/03/28 09:38 | 길고양이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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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LICE at 2009/03/28 12:46
정말 가족사진 분위기네요..고양이 사진 잘 찍으시는거 보면 너무 신기해요;
전 밀키 사진도 못 찍겠던데....다 심령사진이 되어버리더라구요;
Commented by 고경원 at 2009/03/29 10:54
옛날에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좀 더 일찍 좋은 렌즈를 샀더라면...하고 후회하고 있어요.
2008년 여름 전까지는 번들렌즈로만 찍어서 멀리 있는 고양이는 찍지 못했거든요. 이젠 다시 만날 수도 없는
고양이들인데...70-200mm 2.8 망원렌즈 하나만 장만하면 좋겠어요.
Commented by 뽀도르 at 2009/03/28 12:59
사이 좋은 대가족 사진이군요.
7마리가 다 찍힌 사진은 예전에도 보고 참 감탄을 했었더랬지요.
Commented by 고경원 at 2009/03/29 10:54
이제 저만큼 대가족을 만날 수 없다는 게 쓸쓸하네요... 고양이의 삶은 참 짧아요.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9/03/28 13:04
대가족이로군요.....

나머지 아이들도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빌어요.
Commented by 고경원 at 2009/03/29 10:55
네.. 요즘 왔다갔다하는 고양이도 다섯 마리쯤 되는데 다들 건강했음 좋겠어요.
Commented by Wish at 2009/03/28 19:54
7마리라니;;

뭔가 좀 많은데'ㅅ';
Commented by 고경원 at 2009/03/29 10:55
지금 준비하는 다시로지마 섬고양이 사진 보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듯하네요. 거의 20마리 가깝게 등장하는듯..
Commented by 토란 at 2009/03/28 21:34
뭔가 훈훈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네요.
나머지 아가들은 고경원님을 통해서라도 오래오래 보고 싶어요.
Commented by 고경원 at 2009/03/29 10:56
네 이곳 고양이들은 무지개다리 건널 때까지 계속해서 밥도 주고 돌볼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at 2009/04/25 22:54
우리 집 앞 아이들도 멤버가 바뀌어요. 얼굴이 안보이는 아이들을 보면,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생각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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